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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6 01:42

People-마케팅, 국민을 움직여라 - 브랜드가 힘이다

잘 만든 ‘브랜드’…소비자 신뢰 ‘업그레이드’

농-식품 브랜드 마케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농협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지난해 선정된 12개 우수 브랜드 쌀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같은 품목…브랜드 따라 가격 ‘천양지차’
균일한 품질·지속적 관리·홍보가 ‘생명’

‘브랜드(이름)가 돈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들은 좋은 이름을 지어주려 애쓴다. 작명소에 가서 사주(四柱)에 맞춰 이름을 짓는 것도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농산물도 마찬가지다. 브랜드 신뢰도와 인지도가 높은 농산물은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비싸게 팔린다. 농가 소득과 직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브랜드 가치가 곧 제품 가치

브랜드는 제품을 차별화 하는데 기본 목적이 있다. 같은 품목이라도 브랜드에 따라 가격이 다르고 인식차이도 크다. 브랜드 농산물의 생산·수확·포장·가공·유통 전반에 걸친 일괄적 관리와 안전성 확보 및 신뢰 등 종합적인 평가가 함축된 이미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브랜드 가치는 이미 일반 산업분야에서 계량화돼 중요시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가 선정한 세계 100대 브랜드에서 코카콜라는 704억5300만 달러의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아 최고를 기록했다. 마이크로 소프트(MS)는 651억7400만 달러로 2위였다. 국내에서는 삼성이 유일하게 108억4600만 달러로 25위를 기록했다. 브랜드 가치가 기업경영에서 점유하는 비중이 높다는 설명이다.

중앙대 이정희(현 미시간주립대 객원교수) 교수는 “농산물의 차별화 마케팅 활성화 차원에서 브랜드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국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농·식품 브랜드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된다. 삼성경제연구소 민승규 박사도 “농·식품 브랜드는 단순한 개발보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고 개별·공동 브랜드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름값 하는 농식품 브랜드

과일과 채소·화훼·축산물 등 농·식품 전반에 거쳐 성공 브랜드는 많다. 요즘은 브랜드 가치제고를 위해 공동 브랜드 도입이 강조된다. 경기·경남 등 전국 도·시·군 지자체들도 공동 브랜드를 도입하고 있다.

지역 공동브랜드는 ‘안성마춤‘이 유명하다. 안성시가 99년 등록한 안성마춤은 거봉포도·배·쌀·인삼·한우 등 5개 품목에만 적용시켜 차별화하고 있다. 철저한 브랜드 품질관리와 포장디자인 개발, 신뢰구축 등이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고랭지 채소 강원농협연합이 2001년 개발한 ‘맑은 청(淸)’도 공동 브랜드 성공사례다.

개성삼협의 ‘한송정’과 철원 오대쌀, 임금님표 이천 쌀 등도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 선운산 복분자주 흥진도 브랜드 차별화가 한창이다. 기존 선운산 복분자주는 상표 등록이 안돼 이달부터 ‘산뫼水’란 브랜드를 도입했다. 1년간 조사를 거쳐 디자인과 브랜드 통합과 함께 방송광고로 인지도 제고에 나섰다. ‘산뫼’는 복분자를 뜻하는 고어.

경남의 ‘코리안 단감(Korea DanGam)’이란 공동 브랜드는 미국수출 성공 사례다. 지난해 대미 수출창구를 단일화하고 통합 브랜드(코리안 단감) 개발과 함께 공동 선과장과 저장시설을 설치했다. 지난해 미국에 32톤을 첫 수출해 호평 받았다.

농협의 경우 자체 식품연구소의 규격에 합격한 김치에 ‘아름찬’ 브랜드를 부착한다. 약용작물에는 ‘한山에’가 적용된다. 또한 산하연(山河然)과 보감체(保監體) 등의 공동 브랜드가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보감체는 증탕류 등 건강식품에 사용하고, 산하연은 음료 등 일반식품이 해당된다. 농협중앙회 안종섭 가공식품마케팅팀장은 “5월부터 고추장에 ‘아름찬’ 브랜드가 적용되고 보감체·산하연은 하반기 품목별 규격을 정해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축산물 브랜드는 등록 428개와 미등록 272개 등 700개에 달한다. 돼지가 242개로 가장 많고 계란 181개, 한우 177개, 닭 52개, 기타 48개 순이다. 최근에는 한우브랜드 육성을 위한 지역 자치단체와 축협 등의 참여가 확산되고 있다. 경북도의 ‘신나리 한우’, 강원도 ‘하이-록’, 경기도 ‘경기 명품한우’, 전남지역 7개 축협의 ‘순한 한우’ 등 광역 브랜드 추진이 두드러진다.

▲만든다고 다 뜨는 건 아니다

국내 농·식품 브랜드의 문제는 난립과 관리부실·차별성 부재 등이 지적된다. 지난 99년 3215개에서 2002년 4995개로 55% 이상 증가했다. 이중 개별 브랜드가 3989개로 80.5%에 달하고 공동 브랜드는 966개(19.5%)다. 또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특허청 등록 브랜드는 1740개(35.1%)로 브랜드 관리가 취약한 상황이다.

쌀의 경우 1034개로 등록된 브랜드는 29.8% 수준. 소비자 혼란만 초래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부터 소비자단체와 연계한 브랜드 쌀 품질평가로 차별화하고 있다. 지난해 12개 우수 브랜드 쌀을 선정해 인터넷(www.ssali.co.kr) 광고와 홍보물 제작 등을 지원하고 있다.

매년 열리는 우수 브랜드 농산물 선발대회와 농·식품 브랜드 아이디어 공모전 등도 브랜드 마케팅 지원사업의 일환이다. 올 하반기에는 수출 농산물에 대한 국가 브랜드가 도입된다. 브랜드는 ‘휘모리(Whimori)’. 발음이 용이하고 최대 수출시장인 일본에서의 선호도가 높게(52.2%) 나왔기 때문. 과일과 채소·화훼류 각각 1품목씩 정해 적용시킬 방침이다.

하지만 수출농산물 생산 현장과 업체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업체별 개별 브랜드가 있는 상황에서 국가 브랜드를 덧붙이면 혼란스럽고 기존 브랜드의 인지도가 약화된다는 것. 또한 생산단지부터 재배·수확·선별·포장 등이 일괄적으로 이뤄지는 규모화 시스템이 갖춰져야 가능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농촌경제연구원 전창곤 박사는 “현재 국내 농산물 브랜드는 단순한 포장디자인과 포장규격 개발 수준에 그쳐 인지도·신뢰도가 낮다”며 “품질 균일성과 공급 지속성·체계적 브랜드 관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브랜드 범위 설정과 세분화된 유형별 마케팅 전략을 세워 목표시장을 설정해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브랜드 하나로 세계시장 평정

미 국 ‘썬키스트’
이스라엘 ‘카 멜’
뉴질랜드 ‘제스프리’

외국의 농산물 공동 브랜드 성공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철저한 품질관리와 브랜드 차별화 등으로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 선키스트 오렌지는 브랜드 이미지로 국내 시장을 장악한 상황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의 ‘선키스트’와 ‘워싱터 애플’, 이스라엘 ‘카멜’, 뉴질랜드 ‘제스프리’ 키위 등이 성공적인 공동 브랜드로 꼽힌다.

워싱턴 애플의 경우 미국 워싱턴 주정부 차원의 끊임없는 홍보가 성공요인이다. 1937년 워싱턴주 총독이 ‘워싱턴주 사과 홍보위원회’를 발족해 재배 업자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광고와 판매를 전담하고 있다. 재배업자는 상자 당 25세트를 위원회에 기부하고 위원회는 이 자금으로 미국 전역에 유통망을 구축해 제품을 홍보한다. 품질관리는 기본이다. 뉴질랜드 제스프리(zespri) 키위는 98년 키위 영농조합이 도입한 공동 브랜드. 제스프리 인터내셔널이 철저한 품질관리와 전문 마케팅으로 세계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신품종 개발은 물론 키위의 영양분을 강조하면서 차별화 한다. 현재 제스프리 그린·골드·점보·올가닉 키위 등 4종을 취급하는데 세계 70여 국가에 연간 21만 톤을 공급한다.

이스라엘의 ‘카멜’은 수출 농산물에 대해 생산에서 수확·선별·포장 등을 일괄 시스템으로 관리해 브랜드를 부착한다. 수출 농산물 공동 브랜드로 품질관리와 홍보를 병행하면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스프레이 장미’ 대일 수출 김해 대동농협

공동브랜드 ‘라띠’ 부착
습식박스로 ‘싱싱’ 수송
현지 소비자 지갑 열다

김해시 대동농협은 스프레이 장미를 일본에 수출해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부터 ‘라띠’라는 공동 브랜드를 도입했다. 라띠는 인도 신화에 나오는 ‘대지의 여신’으로 풍요로움을 상징한다고. 수출물량은 하루 4만본(송이) 정도로 주3회 일본 100여 시에 공급된다.

대동농협(조합장 김민수)은 지난해 10월 공동 브랜드 도입과 함께 품질관리·규격화를 위해 공동선별장(60평)·저온저장고(60평)·에틸렌가스제거기(2대)·제습기(2대) 등을 갖췄다. 개별농가에서 이뤄졌던 선별·포장이 공동화된 것이다. 아울러 크기와 색·밸런스에서 일등품만 선별해 ‘라띠’를 부착한다. 이런 결과 최근 동경·오사카·큐슈 등의 화훼시장에서 포장디자인·품질·소비자반응·향후전망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라띠’를 브랜드화하면서 넘어져도 물이 새지 않는 ‘화훼 습식용 플라스틱’을 자체 개발, 특허를 신청했다. 포장상자 안에서 세워진 채 운반되는 장미 하단에 부착된 이 습식박스는 꽃에 수분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 살균·영양제가 들어있는 전처리제를 사용해 일본 현지에서 더욱 싱싱하게 보이도록 한다.

박세출 경제상무는 “공동 브랜드 관리를 위해 월 1회 3∼5명의 농민들이 일본 현지로 이동하는 출장 교육을 실시하는데 검역 과정과 바이어 요구사항 등을 체득토록 한다”고 설명했다. 구자룡 기자 kujr@agrinet.co.kr

■ 전문가진단 / 민승규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

상품가치·가격결정 ‘핵심요소’
국가·지역·개별브랜드 조화를

브랜드는 상품의 차별화와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요소다. 브랜드 ‘자산’이란 말도 여기서 파생한다. 농산물도 브랜드에 따라 소비자들의 인식과 가격이 다르다. 정부의 농산물 브랜드 정책이 획일적이어서는 안된다. 기존에 농산물 브랜드를 적극 육성하다 최근에는 난립이란 분석에 따라 규모화를 통한 공동(통합) 브랜드로 바뀌고 있다.

공동 브랜드는 시행주체가 시·군이나 농협 등의 비중이 높다. 여기서 안 팔리는 공동 브랜드는 과감히 정리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특정 단체장 임기에 도입한 공동 브랜드가 성과를 내지 못하는데도 임기가 끝날 때까지 폐기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농가 피해만 가중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수출 농산물도 브랜드로 이미지가 정확해진다. 여기서는 이미지 컨셉이 중요하다. 무슨 이미지를 주느냐는 문제다. 수출 농산물 전반에 걸친 ‘동일한 이미지’로 스위스의 ‘정밀’과 프랑스 ‘예술’, 일본 ‘고품질’이란 인식이 그것이다.

또한 브랜드 속성이 차별화에 있는 만큼 다양성도 중요하다. 일본 오야마시의 경우 매실로 유명한데 브랜드 세분화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기존 지역·개별 브랜드에서 생산농가의 가족별(할아버지·아버지·며느리 등) 브랜드로 세분화하는 것이다. 가족이 생산·가공·판매하는 시스템으로 개인의 삶의 의욕고취도 크다는 것. 결국 국가브랜드와 지역·개별브랜드가 조화를 이뤄야 제품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다.

■충남 연기 ‘도원한우’ 장천기 씨

고급육에 이름 달아 ‘불티’
농협유통 ‘10년 단골’ 자랑

개인 한우농가가 출시한 축산물 브랜드가 인기다. 충남 연기군 서면의 장천기(60)씨가 농산물품질관리원의 품질인증을 받고 2000년 출시한 ‘도원한우’가 그것. 현재 500두로 연간 300두를 농협유통에 출하하고 있다.

한우사육 27년 경력의 장씨가 브랜드를 하게 된 것은 내가 생산한 쇠고기는 어디서든 믿고 살수 있다는 소비자 신뢰도를 확보하는 것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전략이라는 판단때문.

이에 연기군 특산물인 복숭아를 주제로 열리는 도원문화제에서 브랜드 명칭을 따 지역색을 반영시켰고, 특히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농산물품질관리원의 한우품질인증을 받고 매년 품질인증을 갱신하고 있다.

가격도 지난해 마리당 평균 650만원대로 평균 지육 중량을 365㎏으로 가정할 경우 ㎏당 1만7800원에 달한다. 지난해 전국 도매시장 평균 지육한우 경락가격 1만4629원보다 3200여 원이나 높다. 도원이란 브랜드와 품질관리 일원화의 결과다.

김창광 농협유통 소장은 “도원한우는 등급이 잘나오고 육색이 좋아 고정 소비층을 갖고 있다”며 “유통인 입장에서도 육량이 많고 선호 부위인 등심량이 많아 10년 단골”이라고 밝혔다. 농협유통이 원하는 규모는 연간 400두 정도. 장씨는 사육규모를 700두로 늘려 최고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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