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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7 00:24

지역축제 중심의 소프트 관광개발의 시대

여아진<디스엠앤씨 홍보팀>

있는 자원을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주요 성과는 물리적인 관광단지 건립, 즉 하드웨어적 부분 발전에 치우쳐 왔다. 이로 인하여 환경보호, 지역경제 등 관광산업 발전과 수반되는 여러 가지 사항이 신중히 검토되지 않은 채 이러한 작업들이 이루어 졌기 때문에 우리나라 전 국토는 러브호텔이 난무하고, 갑작스런 공사가 중단되는가 하면, '관광농원'이라는 이름을 걸고 영업하던 식당은 하나둘씩 문을 닫고 빚더미에 앉게 되는 실정이 되었다. 월드컵을 앞두고 숙박시설이 모자란다고 아우성이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엔 회전율 올리기에 급급한 러브호텔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각 지역에 남아있다. 물론 기본적인 인프라 없이 관광산업의 존립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사실이며, 이로 인하여 초기에 막대한 자본이 투자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개발플랜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나, 아직도 관광단지 조성, 케이블카 건립, 도로건설 등 물리적 작업을 거쳐야만 관광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지극히 '하드웨어'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의 범위는 한정되기 마련이다.

모든 분야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이 화두로 떠오르는 이 시대에 관광산업이야말로 그 지역이 갖춘 유적지, 아름다운 경관, 각종 편의시설과 같은 기존 자원을 바탕으로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기획력과 같은 소프트웨어적 개발이 시급하다.

관광산업에 있어서 '소프트웨어' 개발이란 '구슬을 꿰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전라남도의 경우, 남도의 구수한 음식맛, 판소리, 한지공예, 죽세공예, 해상국립공원, 보성차밭, 일본 아스카문화 창시자 왕인박사 등 수많은 '구슬'이 서말이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나서 이 구슬들을 잘 꿰어 멋진 '목걸이'로 만들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

관광객으로 하여금 구매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하는 '상품화' 과정 없이 그 아무리 훌륭한 하드웨어라 할 지라도 그 가치는 본인만 알 수 있을 뿐이다. 또한, '기존의 하드웨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용하는가'에 대한 문제 역시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왜 관광축제인가
아이디어와 기획력을 경쟁력으로 활용하는 데에 지역축제는 훌륭한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지역 축제가 관광산업에서 갖는 의의는 매우 다양하다. 지역관광축제는 한 지역이 가지고 있는 관광자원의 활용도를 집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며, 그 지역의 특색을 가장 집약적으로 나타낼 수도 있다.
또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외국인관광객을 분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도 지역축제는 장려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전역에 흩어져 역사적 가치를 지닌 훌룡한 문화유산, 수려한 자연환경, 도자기, 인삼, 송이버섯과 같은 특산품 등 다양한 아이템을 바탕으로 기획되는 지역문화관광축제의 그 추진의도는 높이 살 만하다. 지역 관광축제 가운데는 수백년 전부터 지역 풍습으로 전해져 내려와 이미 그 지역의 토착행사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특별한 기획의도 없이 그 스스로 외부인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축제도 있다.
전 세계적으도. 그동안 별 볼일 없던 한 소도시가 획기적인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국제적 명소가 되는 경우는 셀 수 없이 많다. 연간 1,300여만명을 끌어 모으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시, '유후인은 맛(?)있어요'라며 기존의 온천시설을 바탕으로 음악제, '소고기 구워먹고 소리지르기 대회' 와 같은 이벤트를 기획하는 일본 큐슈 오이타(大分)현의 유후인 마을* 등 이러한 관광마케팅 사례는 기타 제품마케팅과는 달리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획되며, 그 결과는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이다.

*유후인마을은 '소한마리 농장'이란 아이디어를 냈다. 이것은 도시 사람들에게 1구좌 30만엔으로 소의 주주를 구성하고, 그 주주를 연 1회 유후인 마을로 초청하여 "이것이 당신의 소입니다."고 소개하고 불고기 파티와 향토요리를 대접한다. 주의 배당도 쌀이나 특산품으로 한다는 것이다.

지역축제, 무엇이 문제인가
'축제'란 '祝'과 '祭'가 합쳐진 단어로 일상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공동체간 결속력을 다져 주거나, 신에게 제를 올리는 샤머니즘, 즉 주술적인 의미를 함께 내포한 근원적인 의미가 있다. 현대인 관점에서 볼 때 축제를 통하여 잠시나마 인간성 상실과 소외감에서 벗어나 시들어 버린 잠재의식에 생명감을 얻게될 수 있겠지만, 이는 축제에 대한 지극히 원론적인 정의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 지역축제가 안고 있는 커다란 문제점은 바로 지역 논리를 무시한 채 오로지 개발논리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다.

문화관광부 지원 하에 각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기획·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 지역문화축제는 전국에 걸쳐 연간 약 400여개가 되며, 이 가운데 문화관광부의 예산지원을 받는 축제는 약 25개가 있다. 각 지역마다 지역적 개성을 부각하고 독특한 주제를 내세우며 관광객 유인을 시도하고 있지만, 대부분 조악한 프로그램만 난무한 채 실질적으로 관광수용태세 부재, 경영마인드, 장기적인 개발플랜 부재, 관광시장조사 부재 등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처한 상태이다.

지방자치는 민주적인 방식에 의한 지역주민의 참여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할뿐더러. 이로 인하여 증대된 책임감과 자율성은 바로 지자체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지역사정에 어두운 외부로부터 다소 강압적인 요구, 즉 '축제를 한번 만들어 보자' 등 관주도의 개발논리는 지역주민의 호응을 얻기가 힘들다. 현 우리나라 지역축제의 획일성, 어디가나 똑같은 분위기와 지역축제 스케쥴을 꿰뚫고 있는 전국의 노점상, 잡상인이 들끓는 이유는 바로 해당지역마다 각각 다른 지역논리가 전혀 녹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해결을 위한 키워드
'진실'만이 통하는 이 시대에 전시성이 짙은, 그저 '남에게 보여 주기만을 위한 축제'는 성공할 수 없다. 바로 지역주민 스스로가 심취하여 그 축제에 빠져들어 심취하는 모습을 보기 위하여 외래관광객이 몰릴 때, 바로 그 축제는 성공한 축제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축제는 양보다 질적으로 향상해야 한다. 질적으로 향상하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가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

1) 지역정서가 녹아들게 하라.
지역주민의 관심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축제는 감히 축제라 부를 수도 없다. 지역산업을 기본 축으로 하거나, 정월대보름 지역행사인 '달집태우기', 또는 지역주민에 의하여 전통적으로 행해진 '의식' 등등 해당 지역의 관광자원을 분석하여 현 관광시장 실정에 맞게 설정하거나 다양한 인재와 산업기술을 흡수하여 해당 도시의 주체성을 탄생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축제'여야 한다. '관'위주의 축제운영은 행사 프로그램 정체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2) 끊임없이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라
현재 우리나라 지역축제는 동일한 아이템을 가지고 서로 원조를 외치며 동일한 축제를 개최하여 관심을 분산시키는 경우가 있다. 정통성을 중시하는 우리의 풍토에서 나온 결과인데, 이때 명심해야 할 것은 관광축제가 '상품'이라는 점이다. 하나의 '상품'이 홍보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갖게 되면, '유사상품'의 홍보는 먼저 인지도를 획득한 상품에게로 몰리기 마련임을 생각해 볼 때, 후발주자로서는 불필요한 소모전을 치르게 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정통성은 '전통'으로 보전하되, '상품화·산업화'를 위해서는 '남과 다른' 아이템의 개발과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3)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라
외래관광객 유치를 위하여 대부분 지역축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수도권에서 이동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이동수단을 제공하는 기업체, 예를 들어, 철도청, 항공사와 같이 서로의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전략적 제휴가 실효를 거둘 때 지역축제는 성공의 길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다.

4) 장기플랜을 세워라
연중 단 3~10일간 지속되는 한 축제의 종료는 그 다음 해 축제의 시작을 의미한다. 그런 만큼 장기적인 플랜을 세우고 축제의 세심한 부분부터 차근차근 짚어 나가며 전년의 실수를 범하지 않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 단기적으로 '눈 가리고 아옹하기'식의 축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 내 관광수용태세 개선, 또는 축제전문가 양성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가 직시되어야 한다.

5) 축제이벤트 전문가를 양성하라
현재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보직 변경율이 높다. 대부분의 경우 문화관광과, 문화공보과, 지역개발과 등등 기존 공보, 관광, 문화를 담당하던 부서에서 지역축제업무를 담당하게 되는데 잦은 보직변경은 전문가을 양성할 수 없게 되고, 그 누구도 책임의식을 갖고 업무를 추진할 수 없으며, 그 축제는 매년 한 자리에서 맴돌 수밖에 없게 된다.
축제, 이벤트, 마케팅이란 그 어느 부서보다도 '사람'의 역할이 크므로, 집중적인 인력관리, 관리자 교육으로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이는 축제 자체가 장기적 플랜으로 기획되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6) 독립적인 수입원을 마련하라
축제의 궁극적인 목적을 살리려면 어떤 방법을 통하든 지역사회에 이바지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역이미지를 제고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게 되는 장기전, 또는 지역특산품 판매를 통한 직접적인 소득증대, 이벤트 기획을 통한 관람료 수거 등의 자체적인 재원이 필요한 것이다.
지역의 특성 상 방문객들의 특산품 구매를 수입원으로 정할 수(이천도자기축제, 금산인삼축제)도 있으며, 특색있는 이벤트의 관람료를 수입원으로 계획할 수(청도소싸움축제)도 있다.
수입원의 확보는 축제발전을 위한 중요한 재원이기도 하지만, 축제가 가지는 지역경제 기여도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의를 가질 수 있다. 주민 한사람 한사람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축제라면,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는 더더욱 쉬워질 것이며, 이를 통해 축제가 지역주민의 자부심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7) 정확한 컨셉을 바탕으로 기획하라
축제의 기본적인 컨셉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방문객으로 하여금 체험코자 하는 것이 과연 이벤트인지, 아니면 특산품 구매인지, 초기 기획단계부터 명확한 목표를 설정한 후 이에 따른 마케팅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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