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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6 01:45

박진도의 농업·농촌 새틀짜기- 지방분권과 농정추진체계 혁신

설계주의’ 농정틀 벗고 지자체와 역할 분담해야

농정은 서로 개성을 달리하는 개개의 지역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정책의 주체는 숙명적으로 지역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가격정책이나 소득정책 등 전통적인 농업정책으로부터 농정의 대상이 농업구조의 개선, 환경보전이나 농촌지역활성화로 확대되면 될수록 중앙집권적 농정으로부터 지방분권적 농정으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이 증대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도 중앙집권적 설계주의 농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중앙정부의 관료주의를 탓할 수 있을 것이다. 중앙관료들은 오랜 통제 행정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자신의 권한이 약해지는 것을 원치 않을 뿐 아니라, 지방정부나 주민의 자율적 능력을 신뢰하지 않는다. 관료주의보다 더 무서운 것이 정치논리이다. 즉 중앙농정은 득표라는 정치논리에 의해 좌지우지되는데, 집권당이 정치적으로 생색을 내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농정을 직접 챙기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중앙농정은 시혜적 성격을 띠게 되고,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는다.

지방분권적 농정 혹은 농정의 분권화는 단순히 중앙정부의 권한과 재원의 일부를 지방으로 이양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관과 민의 역할을 올바르게 정립하고, 그것에 기초하여 국가사무와 지방사무를 재조정하고, 그에 필요한 지방정부의 재정능력을 강화시키는 조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 현행 국가위임사무를 폐지하고, 국가위임사무 가운데 반드시 국가가 해야할 사무는 중앙정부가 직접 집행하고, 부득이 지방정부에 위탁해야 할 사무는 법정 수탁사무화하여야 한다.

그러나 국가 사무와 자치 사무의 구분을 명확히 하고 추진 방식을 재정립하는 것은 용이한 일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농산물가격안정과 소득보장처럼 일정 기준에 따라 전국적으로 적용되는 사무, 식량안보와 농산물수급처럼 국민생활에 직접 관련이 있는 사무, 국민최저한(National Minimum)의 관점에서 국가가 책임져야 할 생활환경정비, 복지 및 공공서비스의 인프라는 국가가 직접 담당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기존의 지방행정기관과 특별행정기관의 일부를 통합하여 중앙정부의 지방농정청(가칭)을 설립하는 것이 좋다. 한편 농업개발, 경제활동다각화, 환경 및 경관보전 등 지역적 성격이 강한 농촌발전정책과 주민 생활과 밀착된 공공 서비스는 지방정부가 담당한다. 이 경우 지역발전계획은 그 지역 정부가 주도권을 가지고 수립하되 국가목표와 지방목표의 충돌을 피하고 계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에 계약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사무 이양에는 반드시 재정 이양이 뒤따라야 한다. 국가보조금은 점차 줄이고 국세 일부의 지방세 이전, 지방채의 자주적 발행권 등 지방의 자주 세원을 확대하고, 국고보조금은 포괄보조금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지방의 재량권을 높일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다만 지역간 재정력의 격차가 크기 때문에 그것을 보전하기 위한 지방교부세 등 지방재정조정제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한편 주민참가 없는 지방분권화는 중앙권력과 지방권력의 연계, 지방권력과 지방 엘리트의 유착을 통해 오히려 ‘풀뿌리 보수주의’를 강화할 우려가 있다. 지방공무원과 주민의 자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고, 지자체 행정에 대한 주민 참가(관민분권)를 위해서는 주민투표나 정보의 공개, 주민 감사, 행정평가 시스템 등이 도입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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